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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댁 방문

nAtUrAl Me 2009/03/22 11:52

예전 회사 다닐 때 제일 친했던 무리 중 한명인 선희가 아들 하나 딸 하나 쌍둥이를 낳고 퇴사해서 파주에서 칩거한지 어언 몇년.  얼굴 본지도 너무 오래되어 큰맘먹고 영채를 데리고 다녀왔다.
가보니 아들이 하필 목감기로 열이 나서 쩔쩔.;; 그래서 바람도 쐴 겸 근처 병원에 슝 가서  진료받고 먹을 것 사서 집에 오니깐 아들 정민이는 아파서 잠자고 딸 수인이는 따라서 잠자는 바람에 같이 좀 놀려나 했는데 영채 혼자 놀았다.
책이랑 장난감으로 뒤덮힌 그 집에서 영채가 울지도 않고 혼자 이리저리 다니며 책도 꺼내서 읽고 잘 놀더라.
선희는 영채가 책을 오래 보니까 책 너무 좋아한다며 놀라고,
똥 마렵다고;; 엄마한테 와서 울어서 변기에 앉히니까 화장실에서 똥도 잘 싼다며 부러워 하고, 영채 얼굴에 총기가 보인다고 그랬다 ㅋ
그렇게 놀다가 자기도 피곤했는지 졸립다고 징징 울어서 안아서 재우고 우리는 계속 수다 삼매경.
올만에 어찌나 재밌는지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초행길이라 좀 헤매서 늦은 김에 남편 픽업해 집에 오니 열시;;;;
암튼 영채도 오랫만에 하루종일 엄마랑 밖에 돌아다녀서 좋아라하고 나도 친한 친구 만나서 얘기도 많이 하고 재밌었다. 앞으로 스트레스 풀러 종종 가야겠어.
선희 애들은 이제 27개월인데 딸이 어찌나 재잘재잘 예쁘게 말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지... 
나도 영채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게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2009/03/22 11:52 2009/03/22 11:52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꾸지 못했다.
그게 비록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했던 말을 한 사람들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다. 패가망신을 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정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해야 했다.

눈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유지하면서 밥이나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의 600년의 역사

어머니가 제가 남겨주었던 저의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바람 부는 데로 물결 치는 데로 굽히면서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 간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도 역시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2009/03/22 11:37 2009/03/22 11:37